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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8일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 공연 및 행사 후기




관련해서 알고 있는 정보라고는 백석이라는 시인과 요정이었던 7,000평의 땅(당시 1,000억)을 법정 스님에게 시주했던 자야(김영한). 그리고 그곳에 세워진 길상사가 전부.

언젠가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결국 막공주에 보게 됐다.
MD는 죄다 품절. 플북을 못 샀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래서 공연은 미루면 안 되는거다. ㅠㅠ

무대 세트는 대나무 배경과 피아노, 평상이 전부지만 보는 순간 "예쁘다~"는 감탄사가 나왔다.
조명을 잘 활용하면 얼마나 더 예쁜 배경이 될까?
작은 공연장은 이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화려하고 거대한, 돌아가는 무대세트는 없지만 조명과 음향과 분위기만으로도 무대가 꽉 찬다.

잔잔한 극을 그리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서 중반까지는 집중을 잘 못했다.
근데 정말 생뚱맞게 인지 자야가 리얼로 손수건에 코를 푸는 씬에서 혼자 터졌다. 뭐야 이거.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빨개진 코로 연기하는 얼굴을 정면으로 봤는데 울컥...
'흰 밥과 가재미와 우리'는 왜 또 이렇게 슬퍼. ㅜㅜ
그때부터 자야를 볼때마다 울컥울컥... 커튼콜때조차 휴지를 들고 있었다. ㅠㅠ
슬픈 극이라고 하기엔 크게 인상적인 씬은 없는데... 슬프다고 느끼기도 전에 눈물이 나는 건 뭔지...

물론 오리씬이나 팔등신 미녀! 눈꼽이 이~~~만한가보다라며 두 팔로 크게 원을 그리는거나, 평상에 마주보고 앉아 있을 때 백석이 시를 쓰는데 자야가 보려고 다가오니 안 보여주려고 허리를 뒤로 눕히고 눕히고 눕히다가 넘어질까봐 결국 잡아달라고 하는거나, 강제로 신혼방에 넣으려는 아버지와 도망가려는 백석이 실랑이를 벌이다가 아버지 곰방대를 엉겁결에 잡고 허우적대는거나 소소한 웃음 포인트도 있긴 하다.

상이 백석은 마치 뭐랄까.... 물 흐르듯이 그렇게 감정이 흘러가게 두는 것 같다.
허허허 웃는데 그 안에 모든 표정이 다 읽힌다고나 할까?
인지 자야는 젊을 때와 노년의 목소리를 구분하려고 신경을 세우고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중반부터 극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굳이 목소리 구분을 하지 않다보니 그제서야 연기가 눈에 들어온 것 같다.(물론 노년의 목소리 구분이 쉽게 되는 편이긴 하지만 초반 몇몇 씬에서는 애매하게 느껴졌었다.) 굳이 머리 염색과 화장으로 노년을 표현하지 않아도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재영 사내는 특정 넘버에선 좀 읭? 스러웠지만 꼭 필요한 양념처럼 여러 역할을 잘 소화했던 것 같다. 특히 아버지 연기할 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릭터가 극의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데 너무 오버하지도, 너무 평면적이지도 않고 적당히 잘 소화했다.


취향극이 아니라서 큰 재미도, 큰 슬픔도 없었지만 잔잔한 호숫가에 던져진 돌 하나의 파장같은 극처럼 뭔가 울림이 있는 극인 건 맞다. 캐스팅 정보에 반주자도 있었으면 좋겠다. 나무에 딱 가려진 위치라 누군지 못봤다. 근피였나...


길상사는 언제 가보게 되려나...
꽃무릇이 그렇게나 예쁘다던데...


백석 : 이상이
자야 : 정인지
사내 : 안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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