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꿔왔던 삶을 살기.

서른 살 전에 하고 싶었던 일 세가지가 있었다. 정확히 언제부터 꿈꿔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이거나 사회 생활을 막 시작하면서였던 것 같다. 그저 막연한 희망사항 같은 거였다.

1.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외국에서 일도 하고 여행도 하기
2. 뉴질랜드 퀸스타운에서 번지점프하기
3. 영국의 헤이온 와이 마을에 가서 어떤 책들이 있는지 구경하고 우리나라 책 몇 권을 두고 오기

구체적으로 준비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워킹홀리데이 카페에 가입만 하고, 정보가 거의 없는 헤이온 와이 마을에 대한 글을 보면 스크랩을 했다. 그것 뿐이었다. 꼭 해야겠다는 결심도 없었고 기회가 되면 하겠다는 생각 정도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 6년차에 접어들고보니 서른이 코앞이다. 어느날 문득 내 인생을 돌아보니 대리 3년차, 서비스 운영 경력 6년차, 만기를 2년 앞둔 주택마련적금 통장과 비자금 통장. 그게 전부였다. 6년간의 삶에 대한 기록은 그것뿐이었다. 몸은 나이를 먹어 가는데 마음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했다. 심지어 삶에 대한 고민 같은 건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삶에 대한 만족도도 바닥을 쳐서 올라올 줄을 몰랐다. 새로운 것이 필요했다. 맨땅에 헤딩하기...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버려야 한다는 삶의 진리. 새로운 것을 얻으려면 가지고 있는 것을 버려야 한다.
그래서 하나를 버릴 결심을 했고, 조만간 그것은 내 손을 떠난다.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 어떤 경험을 하게 될 지 아직은 모르겠다.
훗날 이 선택을 땅을 치며 후회할 수도 있고, 박수를 치며 잘했다고 할 수도 있다.
부모님에게 '배신'이라는 단어를 들어가며 한 선택이지만 그 결정을 내리기 위해 고민했던 2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누가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고, 이젠 부모님의 선택을 따라가는 나이도 아니니까...

살아오면서 내게 따른 '운'이 얼마나 큰 것인지는 잘 안다. 하지만 그 '운'을 잡기 위해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으니까 이번에도 분명 최소한 내가 준비한 만큼의 운은 따를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내가 '버린 것'만 확실하다.
'운'이 무엇이 될 지도 모르고 그 '운'을 잡기 위한 '준비'도 어떤 것이 될 지 모른다.
아마 9월 중순 어디론가 향하는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도 그것은 명확하지 않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동안 막연하게나마 꿈꾸던 삶을 살거라는 것. 그것 뿐이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블루 | 2008/05/06 19:09 | 주절주절 | 트랙백 | 덧글(17)

Commented by 뽀스 at 2008/05/06 20:16
굿바이! ㅋ
Commented by 스팅구리 at 2008/05/06 20:57
박수칠때 떠나라 영화 제목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Commented by 박하 at 2008/05/06 22:33
아~ 그래서 연말에 한국에 없을 거라는 얘기였구나.
오랫동안 꿈꾸던 일을 실천에 옮긴다니 멋지다^^
Commented by NARu at 2008/05/06 23:07
축하해요//
Commented by miaou at 2008/05/07 07:23
저도 항상 안전함, 뚜렷한 미래가 보이는것만 추구하는 anti모험가였는데
어느 순간, 가장 risky하고 답없을듯한 다소 무모한 길을 택하니 정말 새로운 세상이 열리더군요.. 잘될꺼에요. :) 뭐 인생 별거 있나요? =^^=
Commented by neungae at 2008/05/07 08:27
행운을 빌어드립니다..
꼭 잘되시길...블루님..

오늘도 좋은 하루입니다..:)
Commented by jely at 2008/05/07 10:49
분명히 좋은 선택일 거예요~ 화이팅!!!
Commented by ◐두둥◑ at 2008/05/07 11:04
화이팅!! 왠지 블루는 잘 할 것 같아요~~ ^^)
Commented by gussengirl at 2008/05/07 11:26
멋있다~ 용기가 부러워!
화이팅이다!
Commented by 이상㉿ at 2008/05/07 14:08
기립박수^^*
결정했구나.. 잘해낼꺼야.. 늘 그랬듯이
Commented by 블루 at 2008/05/07 14:34
뽀스>> 아직 가려면 몇 달 더 있어야해! ㅋㅋ
스팅구리님>> 지금이 직장 생활에서 가장 화려할(?)때인가 봅니다. ^^
박하>> 응. ㅠ.ㅠ 공연만 생각하면 정말... 흑흑
NARu>> 말로만? 으흐흐
miaou님>> 그러게요~ 인생 별 거 있나요 뭐~ 헤헤
neungae님>> 행운이 하나 더 생기겠네요. 감사합니다~ 헤헤
jely님>> 좋은 선택이길 노력해야죠. ^^
◐두둥◑님>> ㅡ.ㅡV
gussengirl>> 난 회사 생활 계속하는 사람들의 용기가 부러워. =.=
이상㉿>> 늘 그랬나? 으히히~
Commented by 가야 at 2008/05/08 09:21
기대됨! 좋은일 많이 만들어요~
Commented by 사스미 at 2008/05/08 23:02
요즘 연락이 뜸했지? 먄먄 ㅋ 언제까지 회사다니는고야??
6월쯤에 서울 함 뜰까 생각중인데~~ 아님 너가 강릉 널러와!!
와서 우리한테도 바람 좀 넣어줘봐.. ㅎㅎㅎ
Commented by 마약쟁이 at 2008/05/09 10:54
그 바람 타고 사스미도 날라가는거 아니야??

축하해.. 확실히 결정내렸구낭....

화이팅임....
Commented by 블루 at 2008/05/09 12:17
가야님>> 이히히~
사스미>> 당신은 맨날 바빠! 6월에 언제 올건데? 우리 팬션 빌려서 파자마 파티할까? 으흐
마약쟁이>> 다 같이 가자~ 냐하하
Commented by 하늘보기 at 2008/05/14 09:34
그래도, 남는건 많을거 같은데~!
진짜 가는거야?부럽당~
Commented by 블루 at 2008/05/14 11:08
(--)(__)(--)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