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꿈


갑자기 느껴지는 한기에 잠이 깼다.
아직 방은 어둡다.
'선풍기를 틀어놓고 잤던가' 라는 생각에 고개를 선풍기가 있는 왼쪽으로 돌렸다.
낯선 검은 물체. 그 곳이 바람의 근원지였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바람의 근원지는 원으로 돌며 바람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위아래로 펄럭거리며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순간 몸이 경직되며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 어... 어..."
그게 내가 내뱉을 수 있었던 유일한 말이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짐과 동시에 그 형체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이었다. 검은색 옷을 입은, 성별을 알 수 없는 어떤 사람.
그는 나를 향해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네모 판자를 손에 들고 위아래로 계속 흔들고 있었다.
이불을 덮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추웠다.
하지만 몸은 경직되어 움직일 수 없었고 입에서는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추워 추워 추워...' 속으로 난 계속 외쳤다.

눈을 떴다.
추위는 사라졌고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꿈이었다.
하지만 밖은 여전히 어두웠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굉장히 많이...
얼마전에 마련한 카메라 생각이 나서 그걸 꺼내들고 비가 퍼붓는 야경을 찍기 시작했다.
다른 것보다 대각선 방향의 건물이 눈에 띄길래 줌을 최대로 당기고 셔터를 눌렀다.
플래시가 터지면서 주위가 잠깐 환해졌다. 건물 옥상을 찍는다는 게 본의 아니게 남의 집 창문을 찍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진을 지워야 할 것 같아 고개를 숙였는데 play 버튼을 언제 눌렀는지 방금 내가 찍은 사진이 CCD에 나타났다.
유리창 너머로 보인 것은 나이든 어떤 남자의 얼굴이었다.
순간 번개가 치며 주위가 다시 환해졌고 난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내가 찍었던 창문을 보았다.
갑자기 그 곳과 나 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지면서 한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CCD에 찍힌 그 남자였고 그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을 지금 볼 수 있냐는 표정으로...

다시 한기가 느껴졌다.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렸다.
내가 언제 침대에 누워 있었던가?
눈을 떴다. 비는 내리지 않았고 난 침대에 누워 이불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밖은 여전히 어두웠다.


난 꿈속에서 꿈을 꾼 것이었을까?
혹시 지금 깨어있는 것이 꿈은 아닐까?

by 블루 | 2004/06/19 11:21 | 픽션OR논픽션 | 트랙백 | 덧글(15)

Commented by 修身齊家萬事成 at 2004/06/19 11:34
납량특집인가요? 으슬으슬....
Commented by 토시 at 2004/06/19 11:41
우와~~~~~~~~~~~~~~~~~~ 오싹
Commented by Sensui at 2004/06/19 13:16
헉...환몽스러웠어요....윽..
Commented by zangsalang at 2004/06/19 13:28
새로운 공포물인가요...
음..정말 꿈이라면..
저도 예전에 엄청난 악몽을 꾼 적이 있는데..
눈을 뜨니 어떤 남자가 내 목을 누르고를
면도칼로 쓰윽 긋더라는..
허거덩...아직도 생생해...
Commented by 꿈꾸는풍경 at 2004/06/19 14:31
진짜루 무섭네요.....
진짜루요... 지금 병원에 혼자 있는데...
다들 퇴근하구... ㅡ ㅡ;
아.. 빨리 가야쥐...ㅠ ㅠ
Commented by 프쉬케 at 2004/06/19 15:24
헉~~~
빨리 잊으세요~~~~!!
꿈일꺼예욧.. -.-;
오늘밤에 어케 잠을 청하누~~~ㅠㅠ
Commented by Sade-無空 at 2004/06/19 17:54
흠... 전 겁이 많은 편인데... 꿈꾸거나 님같은 경우에 그냥 끝까지 노려봐버려요... 그냥 깡으로 버텨여...
Commented by fado at 2004/06/19 20:50
으...블루님 비오는데 읽고 있으려니 너무 춥네요 >.<
Commented by 느티나무 at 2004/06/19 21:03
헙.. ㅡ.ㅡ; 무서버요..
Commented by Mizar at 2004/06/19 22:46
밤에 봤으면 정말 등골이 오싹~할 뻔했습니다..;;
(핫..하긴 지금도 밤이긴 하지만..;;;;;)
새벽으로 정정합니다.;;

음..왠지 제가 언젠가 가위 눌렸을 때와 상황이 비슷하시네요.;;
Commented by 오제이 at 2004/06/20 02:06
지금 새벽 2신뎅 비도 억수 같이 오구.. ㅡㅡ. 내가 여기 왜왔지. 언능 도망감다. ~~ ``ㄱ( ~~)a
Commented by ㅇㅏ온 at 2004/06/20 13:38
헉..
집에 혼자 있는데..이런..ㅠㅠ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06/20 16:42
헉!!!
왜그러세요.. -.-'' 아..무서워라.
사진 인화한번 해보세요! 진실을 밝혀서 사진이 안나오면 실제 인물이 아닐테니 도둑놈은 아닐테구! 악몽이면 며칠 몸 조심하세요.. 별로 안좋은 꿈이 틀림없네요..
Commented by gussengirl at 2004/06/20 18:30
오웃.. 무서워라....
Commented by 블루 at 2004/06/20 23:46
修身齊家萬事成님>> 하핫... 그렇게 됐네요 ^^
토시>> 네 뒤에 누가 서 있어!
Sensui님>> ^^;;;
장사랑님>> 그냥 꿈이었죠~ 헤헤헤
꿈꾸는풍경님>> 편안한 밤 되세요 (__)
프쉬케님>> 잘자면 되죠 뭐~ 쿄쿄
Sade-無空님>> 깡이 짱이죠! 그저 깡으로~
fado님>> 이불 꼭 덮으세요~~ 흐흐흐
느티나무님>> 더운 여름 시원하시죠?
Mizar님>> 그렇게 무거운 가위가? 허억... 춥다 =.=
오제이님>> 새벽 2시까지 뭐하셨어용~
아온님>> 혼자가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
김정수님>> 헷헷~ 둘다 꿈이었어요 ^^ 그냥 개꿈이려니~ 하고 있습니당
gg>> 무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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